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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문화.연예

완벽한 힐링 시네마 리틀 포레스트

by UGCUGC 2021. 4. 18.

감독 :임순례(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제보자)

주연 :김태리(혜원), 류준열(재하), 문소리(혜원엄마),진기주(은숙),전국향(고모)-크레딧이 거꾸로 올라가는게 신선하네요.

<겨울>

4살때 아픈아빠 요양때문에 아빠의 고향인 이곳 시골로 가족이 모두 내려왔지만,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도시로

돌아가지 않았다.

수능이 끝나고 몇일 되지 않은때, 엄마는 편지한장 달랑 남겨놓고 가출하고, 혜원은 망연자실했지만 대학에 합격하자

짐싸서 서울로 갔다.


서울살이에 지칠대로 지친 혜원은 아주 아주 잠깐만 있다가 돌아갈 요량으로 시골집에 내려온다.

꼬르륵. 주방을 뒤지니 쌀한줌, 밀가루조금 남아있다. 눈덮인 겨울 땅에 남아있는 얼은 배추와 파를 뽑아 배추국을 끓여

시원하게 원샷하고 말았다.

다음날 날이 추우면 수제비가 제격이지. 반죽을 해놓고 두어시간 재워두는 시간에 후딱 마당 눈치우기

 

대학을 나와 알바하고, 인스턴트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떨어졌고 ,

더이상 인스턴트로는 허기를 채울수 없어, 진심 배가 고파서 내려온 혜원입니다.

이곳에는 대학을 나와 도시에서 직장 다니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작은 과수원을 시작한 초등동창 재하와,

이지역 전문대를 졸업하고 이지역 농협에 취직해서 한번도 이곳을 떠난적이 없는 은숙이 있습니다.

잘왔다고, 보고싶었다고 말해주는 베프이며, 그 다음은... 임용고시 떨어졌냐며 아픈곳 콕콕 찌르는 찐친입니다.

 

미친여자 울음소리같은 고라니 소리에 잠을 설친 다음날. 굴뚝에 연기나는걸 보고 고모가 오시네요.

"너도 참 별나. 니엄마 꼭 닮았어 " 고모는 고모다.

고모네 가서 너무 맛있다며 밥 한사발 뚝딱 먹어 치우고, 뭔가 먹을거리 잔뜩 챙겨 돌아오니 재하가 밤에 무섭다며

흰둥이 한마리 주고갑니다. 다섯번째 낳은놈 '오구'. 이 작은놈도 많이 위로가 됩니다.

시큰하고 쿰쿰한 어른의맛 막걸리.

최고의 안주는 알싸한 추위와, 같이 나눠 먹는 사람이라며 칭구들과 또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도시에 살다보니까 보이더라구 농사가 얼마나 괜찮은 직업인지"... 재하의 멋진 주사 잠꼬대까지



<봄>

봄에는 쑥을 캐고 감자를 처음 심는다. 고사리를 따고 말리고, 감자싹이 나면 그제서야 다른 작물도 심을 준비를 한다

 

양배추를 채썰어 반죽에 넣고 부쳐서, 계란하나 부치다가 양배추 부침을 얹어서 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리고

가쯔오부시를 갈아서 올려준다

 

엄마에게 주소없는 편지가 왔다 .

혜원이가 제일 궁금해했었던,나중에 크면 알려준다던 감자빵 만드는 법이 적혀 있었다

혜원이가 이곳에 온줄 어떻게 알았을까? 고모가 알려준건가? 고모가 제일 의심스럽긴 하지...

 

추억의 아까시아 꽃튀김

너무 예쁘기도 하고 바사삭 바사삭소리마저 너무 맛있게 들린다.

 

 

<여름>

내기분을 단숨에 바꿔줄 수 있는 라쟈드 비똥 크렘브뤨레

오이로 면을 만들어 시원하게 콩국수도 해먹고

 

노지에서 햇빛을 듬뿍받고 자란 새빨갛게 익은 토마토는 던져놓으면 그자리에서 다시 토마토가 자란다고 했었던

엄마와의 추억도 생각해 보고


퇴사하고 고향에 돌아온 제하는 도시에서의 회사생활이라는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게 많지 않고 아무 생각할 여유도

없이,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월급날만 꾸역꾸역 기다리며 사는 삶이 어느날 문득 가슴이 터질거 같아서 ...라고했다

 

<가을>

제하를 은근히 맘에 두고있던 은숙은 하애도 너무 하얀 재하의 전여친 등장에 사기가 죽어서

맵게 먹고 죽어버릴거라며 진짜 매운떡볶이를 만들어 먹고는 버둥거리고

 

다음주면 추수할 고모네 논이 태풍으로 다 쓰러지고, 재하네 과수원도 사과가 많이 떨어지지만

이렇게 크게 한번씩 맞으면 속상하긴 한데, 농사는 사기나 잔머리는 없어서 좋다는 재하는

멀쩡한 사과를 혜원에게 하나 따주며 "너 주려고 찜한 건데 이 태풍에도 안떨어지더라 너랑 다르게 "

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가장 중요한 일을 외면하고 그때 그때 열심히 사는척 고민을 얼버무리고 있는 혜원입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겨울이 와야 정말 맛있는 곶감을 먹울 수가 있는거라고 예전 엄마가 한 얘기가 생각났다

'엄마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너를 이곳에 심고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어

니가 힘들때마다 이곳의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을 기억한다면,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을거라고 믿어

우리 다시 돌아오기 위한 출발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자' 고 엄마가 써 놓고간 편지가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가 갈것 같다

 

 

<다시겨울>

 

엄마에게 자신만의 감자빵레시피를 편지를 남기고, 칭구들에게는 오구를 부탁하는 메모도 남기고 서울로 떠난 혜원,

지금 혜원이는 아주심기 준비중입니다

 

양파는 모종심기부터 시작. 가을에 씨를 뿌려 두었다가 발로 잘밝고 건조와 비를 피해 멍석을 덮어두었다가

싹이나면 걷어주고, 싹이 어느정도 자라면 미리 거름준 밭에 옮겨 심는데 이게 아주심기랍니다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로, 이렇게 한 겨울양파가 더 달고 단단하다고 합니다.

 

돌아온 혜원.

지붕을 손보고, 오구랑도 재회하고 자전거 산책을 하고 오니

혜원이의 미소와 짖고있는 오구. 열려있는 마루문. 엄마가 돌아온건가? 열린 결말입니다.

 

정말 저곳은 어딜까? 살아 보고 싶은 시골의 사계절과, 너무 맛있어 보이는 메뉴들과, 배우들의 진솔함에 푹 빠지게 되는

잔잔한 힐링영화입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살아본 이들에게는 꿈같은 로망이기도 하죠

그래서 제주한달살기나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또보고 하나 봐요. 부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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