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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문화.연예

윤희에게(Moonlit Winter) 그래 우린 잘못한게 없으니까

by UGCUGC 2021. 3. 29.

 

「윤희에게.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나 지났으니까.
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
오랫동안 네 꿈을 꾸지 않았는데, 이상하지.
어제 네 꿈을 꿨어.
나는 가끔 네 꿈을 꾸게 되는 날이면 너에게 편지를 쓰곤 했어.」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김희애)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김소혜)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 홋카이도 오타루로 여행을 가자고 엄마에게 제안합니다.

 

새봄은 아빠에게 왜 이혼했냐고 묻자 너희 엄마는 사람을 참 외롭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정작 본인이 제일 외롭운사람은 윤희 였던거 같습니다.

엄마를 닮고싶은 새봄은
부모님이 이혼할때 엄마가 더 외로워 보여서, 혼자는 못 살거 같아서 엄마를 선택한 새봄입니다.

과거 학생시절 윤희는 쥰(나카무라 유코)을 사랑한다고 말했다가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 치료를 받게 되고
오빠에 의해 원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 비정상인취급을 받으며 정상인 척 살아야 하는,
자신의 정세성을 가족과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숨기며 살아 가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쥰 역시 부모의 이혼때 자신에게 무관심한 일본인 아빠를 선택하게 됐고, 엄마가 한국인임을 여지껏 애써 숨기며 살고있습니다
대학을가는 오빠와 달리, 미안하다면 엄마가 윤희에게 대학대신 사준 카메라 한대.
그 오래된 카메라를 윤희는 딸 새봄에게 물려주고 새봄에게 그 카메라는 오히려 너무나 소중합니다.

 

"엄마는 아빠 만나기전에 다른사람 만난적 있어?"
"있지. 항상 좋은 냄새가 났어"

"그게다야?"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있잖아
다시 날 가슴 뛰게 만든 그 말
"윤희에게"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20년만에 새봄의 작당으로 인해 만나게 된 쥰과 윤희

"윤희니"
"오랫만이네"
"그렇네"

 

돌아온 윤희는 한층 홀가분하고 주체적인 사람이 된듯 합니다.
표정도 밝고 생기가 있다

'나한테 주어진 여분의 삶을 버리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 벌을 주며 살아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이상 내가 부끄럽지 않으면 좋겠어
그래 우린 잘못한게 없으니까'

영화 초반의 윤희(김희애)는 "부부의세계" 지선우를 연기했던 김희애와는 정말 다른 사람인 듯 합니다.
같은사람 같지 않게 너무 추레하고 볼품이 없었습니다.

"윤희에게"는 동성애영화가 아닌 그냥 잔잔한 멜로인것 같네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새봄이가 무겁지않게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잘한것 같습니다.

잔잔하고 너무 좋네요. 내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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